#essay > [!introduction] > '진정성'에서 '정확성'으로의 회귀 ## 서론 1992년 한 · 중 양국이 수교를 맺은 지 어느덧 30년 이상이 지났다. 양국은 지리적 인접성, 경제적, 국제정치적 이해관계 등 다양한 요인에 기초해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국은 중국의 경제 굴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한국 또한 ‘세계의 공장’으로 활약해 온 중국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한중 관계의 기류는 지난 수십 년의 모습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두 나라의 국제정치적 관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상대 국가에 대한 자국민의 여론이다. 두 나라 모두 자국의 여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면 모르겠으나 한중 관계에 국한해서 생각해 보면 직선제로 정치가를 선출하는 대한민국의 정치 제도적 특성상 대한민국의 외교 정책은 어느 정도 자국민의 여론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중국 또한 서구의 민주주의 체제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미래 세대의 여론이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적지 않은 지분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외교 정책, 상호 관계 등 한, 중 관계의 미래는 국가의 주축이 될 청년 세대의 여론을 통해 엿볼 수 있고, 그 청년 세대의 여론이 반중 · 혐중으로, 특히 혐중으로 향해가고 있는 현재 상황은 앞으로 언제든지 한, 중 관계의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뇌관이 있는 것과 같다. 청년 세대의 여론이 반중에서 혐중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은 한중 관계의 적신호이자 극단주의로 치닫고 있는 청년 세대의 현 실태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혐오의 정서는 이미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으며, 이는 혐오 범죄와 혐오 표현에 대한 광범위한 대중의 자각으로 드러나고 있다[^1]. 혐오, 국가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불안 및 비관적인 인식, 그리고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위기감 등은 그 표면적인 형태와 관계없이 파시즘으로 이어지기 쉽고, 이 파시즘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던 유럽의 역사를 통해 이 뇌관이 굉장한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axton, 2005). 동아시아에서도 20세기의 유럽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는 서론에 이어 한중 청년 세대의 혐오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기술한 다음, 혐오를 구성하는 원인을 규명하고, 그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어떤 목표를 제시할 것이다. 1장에서는 현재 한중 청년 세대의 상호 간 혐오가 보편적인 정서가 되어가고 있고 기성세대의 여론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설명하고, 2장에서 그 원인이 서로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경로의 차이, 사회 현실과 그 현실에서 느끼는 감정의 차이, 그리고 그로 인한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설명할 것이다. 3장에서는 혐오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방법들을 개인이 할 수 있는 것과 개인에게 의존할 수 없으며 사회 공동체의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분류하여 제시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탈물질적 가치관과 근대 이성의 쇠퇴로 인해 진리를 추구하는 정확성이 ‘나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성’으로 후퇴하였음을 제시하며 한중 청년 간 상호 혐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다시 정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며 앞으로 이 ‘정확성’에 대한 논의를 혐오 해소를 위한 앞으로의 과제로 제시하고자 한다. ## 한중 청년 세대의 상호 인식과 양국 관계의 실태 한중 양국 국민의 서로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분명한 대비를 보인다. 2018년 이후 한국 국민들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낮아지는 추세이며, 그중에서도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지역, 연령, 정치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한국 사회로 퍼지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현상은, 상대국에 대한 정보 획득과 인적 교류가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으나 그것이 상대국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양국에서 청년층이 기성세대와 비교하면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위완잉, 2022). 그런데도 한중 협력관계의 중요성은 유효한 것으로 인식된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가장 주요한 수출국인 동시에 수입국이며[^2], 미국의 Pew Research Center의 2022년 6월 29일 자 리포트에 의하면 한국의 경우 중국의 인권 이슈보다 경제적 협력 관계의 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답변의 비율이 62%에 달한다[^3].  인적 교류 또한 여전히 활발하다. 한국인이 외국 대학에서 받는 박사학위에 대한 통계에서 중국은 전체 외국 박사학위 수여국 중 3~4위를 꾸준히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중국인 유학생의 수는 사드 갈등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증가해 왔으며, 한국은 중국이 학위과정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국가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관심도 여전해서 대중국 콘텐츠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정종호, 2022). 앞서 살펴본 통계를 통해 양국의 인적 교류나 경제적, 문화적 중요성과는 별개로 한중 청년 세대의 상호 인식은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상당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론에서 잠시 언급 하였듯이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정보를 접하는 경로의 차이, 청년 세대가 체감하는 사회 현실의 차이, 그리고 이에 따라 청년 세대가 가지게 된, 기성세대와 구분되는 탈물질적 가치관이 바로 그것이다. ## 혐오의 원인 : 인터넷, 사회상, 탈물질적 가치관 우선 청년 세대가 어떻게 정보를 접하는지 살펴보자. 양국에서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주요 집단이 되는 10대와 20대는 인터넷 보급률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주 높은 사회에서 성장하였다. 특히 201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 되면서 그 유행의 선두 주자인 지금의 20대와 소위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로 표현되는 지금의 10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해 정보를 얻고, 정보를 확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대이다. 특히 코로나19 전염병 이후 현실 세계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어려워진 이후 청년 세대에게 있어서 인터넷은 더더욱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는 주요 통로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상의 정보와 지식이 대다수 청년들의 국가 이미지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주요한 방식이 되었다 (위완잉, 2022). 그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요인은 양국의 청년 세대가 접하는 사회상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내권(内卷)’ 담론과 ‘당평(躺平)’ 담론에 이어 ‘파란(摆烂)’ 담론이 화제가 되는 실정이며, 한국도 ‘헬조선’, ‘N포세대’의 뒤를 이어 ‘탈조선’ 담론이 등장하였고 은둔형 외톨이, 청년 자살 및 고독사 등 청년 세대의 사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파편화된 청년 세대 고유의 특징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현상은 청년 세대 대부분이 접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보아야 하며,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청년들이 처한 현실, 즉 거시적인 사회 현실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청년 세대를 가리키는 용어를 보면, 중국에서는 ‘주링허우(90后)’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정주영, 2022), 한국에서는 ‘MZ세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선 ‘주링허우’ 청년들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지니는데, 유아기부터 받아온 고속 성장의 수혜, 국가 경제력과 종합 국력이 전면적으로 상승하는 국가를 접하면서 생긴 국가와 민족에 대한 강한 자부심, 그리고 그렇게 풍요롭고 부강한 국가에서 성장했지만 역설적으로 기대한 만큼의 사회적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정주영, 2022). 그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는 과거와 달리 경제적 및 사회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삶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자조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소위 ‘MZ세대’란 1980년부터 2004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 용어이며, 이들은 개성과 독립, 그리고 개인적 성장에 대한 자부심으로 대표되지만, 동시에 기성세대와의 갈등, 풍요로운 시대의 상대적 실패감, 그리고 극심한 경쟁을 겪는 세대로 표현되기도 한다 (안명숙, 2023).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한중 양국의 청년 세대가 체감하는 사회상이 어떤 요소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에서 자랐으나, 현재는 과도한 경쟁과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대한 불만족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현실이 아닌 가상 공간에서 그들의 가치 실현에 몰입하게 되며, 중국의 청년들이 가지는 ‘팬덤 민족주의’ 및 ‘자기 몰입적 개인주의’와 한국 대중문화의 특성이 결합하여 양국의 청년 세대가 만나는 인터넷 공간은 그야말로 팬덤 간의 전쟁터가 된다 (임명묵, 2022). 한류의 확산은 스마트폰을 쥐고 성장한 각국의 청년과 청소년층의 자발성과 참여를 기반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한국 대중문화는 언제나 수많은 정체성으로 쪼개진 팬덤들이 끝없는 인정투쟁을 펼치는 전장이다. 그런데 중국 청년 세대는 기존의 중국 국가와 민족이 공유하는 집단감정인 ‘자긍심’과 ‘분노’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온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의 애국심은 아이돌을 바라보는 팬의 심정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국가와 자신을 성공과 실패를 공유하는 운명 공동체로 인식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고 집단 정체성을 얻게 된다 (정주영, 2022). 한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국제적 위상의 상승과 함께 문화 분야에서 한류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을 경험한 한국의 청년 세대는 높은 문화적 자신감을 느끼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한국 대중문화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정투쟁의 장이기 때문에 ‘그들’의 발전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로 인식된다. 그런데 이 문화적 자신감은 저출산과 높은 자살률로 대표되는 사회적 문제들로 인해 위협받는다. 이와 동시에 국가의 급속한 발전을 통해 중국 청년 세대들이 문화적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서 양국 청년들은 각자의 문화가 상대방에 의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인식하게 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감정이 바로 불안과 공포기 때문이다. 혐오를 현상학적 관점으로 연구한 철학자 아우렐 콜나이 (Aurel Kolnai) 의 <혐오의 현상학>에 의하면, 혐오는 두려움과 증오의 중간 정도 위치를 차지한다. 두려움은 대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분리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증오는 대상을 최소한 약화하거나 변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Kolnai, 1998: 박승억, 2023 재인용), 혐오는 그사이 어딘가에 있기 때문에 혐오 감정을 가지는 대상이 혐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의 본질을 찾도록 하며, 그래서 “상대가 나보다 약한 존재라는 판단이 들면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 (Kolnai, 1998: 박승억, 2023 재인용) 그래서 불안과 공포, 즉 대상에 대한 두려움은 대상에 대한 혐오를 일으키며, 이러한 혐오는 공포를 강화한다. 이 혐오가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혐오는 특정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여 차별받거나 배제하고, 무비판적인 신념에 기반한 이데올로기에 따라 집단으로 형성되는 감정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그 감정의 정당성에 대해 절대적 확신을 가지며, 그것이 현 청년 세대들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자기방어 능력의 감소와 자아 기능 및 적응 능력의 저하, 결과적으로 외부를 향한 공격성의 표출로 표현된 것이다 (정주영, 2022). 그렇기 때문에 혐오는 어떤 면에서는 굳건한 신념인 동시에 반성과 논의를 거부한다. ## 혐오를 넘어서는 방법 그렇다면 이것을 해결할 방법은 있을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혐오는 어떤 사회적인 맥락에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개인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결국 사회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혐오는 온전히 사회적인 문제도 아니며, 따라서 한중 청년 세대의 상호 간 혐오에 대한 해결책은 개인의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과 사회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개인의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프랭크퍼트(Harry G. Frankfurt)의 저서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비록 그의 분석은 서구 문화, 그것도 영어권에 한정된 분석에 가깝지만, 혐오의 문제는 전 세계가 공유하는 문제에 해당하며, ‘개소리’에 대한 그의 분석이 바로 이 혐오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여 인용하였다. 프랭크퍼트는 현대 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 ‘개소리’가 만연해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Frankfurt, 2016, p.7). 여기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프랭크퍼트가 비트겐슈타인과 그의 러시아어 가정교사에 관한 에피소드를 통해 ‘사태의 진상에 대한 무관심’을 ‘개소리’의 본질로 제시하는 부분이다 (Frankfurt, 2016, pp. 28-37). 그는 ‘개소리'를 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달리 자신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개소리'를 ‘거짓말보다 훨씬 더 큰 진리의 적’ (Frankfurt, 2016, p.63) 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현대 문화에 ‘개소리’가 만연한가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바로 종종 자신들이 무지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낼 것을 사회적으로 강요 받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그리고 사태의 진상을 인식할 가능성에 대한 부인이다 (Frankfurt, 2016, pp. 63-66). 이것을 혐오에 적용한다면, 혐오의 본질, 혐오 표현의 본질은 다름 아닌 ‘포기’에 있다. 정확히는, 어느 시점부터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사심 없이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진리라 믿으며, 더 이상 진리를 규명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혐오가 발생하는 이유는 개개인이 ‘진리의 붕괴’에 대한 반응으로 ‘정확성’이라는 이념이 요구하는 규율인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사심 없이 노력하는 것’에서 ‘진정성’이라는 이념이 요구하는 규율인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후퇴하였기 때문이다 (Frankfurt, 2016, pp. 66-68). 그렇다면 개인이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혐오를 넘어서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정확성’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참과 거짓을 가리는 방법에 대한 토론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다른 사물에 확정성을 부여하지 않으면서 우리 자신에게 확정성을 부여하는 모순적인 행위를 멈춰야 한다. 다른 한편 사회가 맡아야 하는 부분도 당연히 존재한다. 기본적으로는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요소인 공포와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사회는 ‘정확성’을 추구하는 토론의 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토론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고, ‘오답’에 대하여 과하게 비난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바뀌도록 유도하고, 청년들의 불안과 공포가 사회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인지하고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한 사회적 결단이 필요할 것이다. ## 결론 본 보고서에서는 한중 청년 세대의 혐오가 발생하는 사회적 원인을 분석한 다음, 프랭크퍼트의 ‘개소리’ 이론을 통하여 청년 세대의 불안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사회적인 원인이 개인 안에 내재해 있는 혐오를 외부로 끌어내는 일종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런 혐오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확성’으로의 회귀, 그리고 이러한 개인의 패러다임 전환을 뒷받침하는 사회의 지원을 제시하였다. 다만, 본 보고서에서 다루는 혐오의 주체가 각각 ‘한중 양국의 청년 세대’라는 다소 구체적인 주체인 만큼 원래라면 일반론으로 끝났을 혐오에 대한 대응책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의 경우 ‘공동부유’ 담론이 이를 뒷받침해 줄 세제 개편과 함께 실현된다면, 상대적 패배감의 원인 중 하나인 경제적 불평등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의 경우, 시민의식의 변화가 혐오에 대한 하나의 대응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 어떤 해결책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본론에서 콜나이의 이론을 통해 혐오를 설명하긴 하였으나, 대중문화와 인터넷에 대한 대목에서 설명한 것처럼 혐오는 인정투쟁으로 인해 생겨나기도 한다. 인정투쟁이 생존의 위협으로 이어지고, 생존의 위협이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게 되고, 불안과 공포가 혐오를 부르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따라서 한순간에 혐오를 극복할 대책을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수많은 논쟁과 갈등, 그리고 합의를 통해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1]: 국가인권위원회. (2017).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https://www.humanrights.go.kr/site/program/board/basicboard/view?menuid=001004002001&boardtypeid=24&boardid=7600629](https://www.humanrights.go.kr/site/program/board/basicboard/view?menuid=001004002001&boardtypeid=24&boardid=7600629) [^2]: 한국무역협회 대중국 수출입 통계. (2022): [https://stat.kita.net/stat/kts/ctr/CtrTotalImpExpList.screen](https://stat.kita.net/stat/kts/ctr/CtrTotalImpExpList.screen) [^3]: Negative Views of China Tied to Critical Views of Its Policies on Human Rights, Majorities in North America. (2022). Europe prioritize human rights in China over economic relations:  [https://www.pewresearch.org/global/2022/06/29/negative-views-of-china-tied-to-critical-views-of-its-policies-on-human-rights/](https://www.pewresearch.org/global/2022/06/29/negative-views-of-china-tied-to-critical-views-of-its-policies-on-human-rights/) --- ## 참고 문헌 + 위완잉. (2022). 한중 청년세대의 상호인식에서 본 한중 인문교류 30년을 향한 새 과제. 성균차이나브리프, 10(1), 115-121.  + 김장구. (2022). 한중 청년은 어디에서 서로를 인식하는가. 성균차이나브리프, 10(1), 122-127.   + 鄭珠榮. (2022). 중국 청년의 민족주의, 팬덤과 혐오의 공진(共振). 중소연구, 46(2), 7-45.   + 박승억.(2023). 혐오의 극복, 감정 혹은 이성? : 아우렐 콜나이, <혐오의 현상학>(하 홍규 옮김)(서울: 한울 아카데미, 2022). 168. 현상과인식, 47(1), 243-260.  + 정종호.(2022). 한중관계와 사회문화 교류: 인적 이동과 문화콘텐츠의 확산을 중심으로.국제.지역연구,31(3),1-42. + 해리 G. 프랭크퍼트(2016). 개소리에 대하여. 필로소픽. + Paxton, R. O. (2005). 파시즘: 열정과 광기의 정치 혁명. 교양인.